지난 한 주 사이에는 캣챠 크루와 함께 하는 첫 추석 연휴도 있었어요. 다들 평안하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셨나요? 🙂
팀 캣챠 멤버들은 이동할 일이 많은 연휴 기간에 저희 에디터 쑤가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었답니다.😊👏
지지난 호 레터에서 전해드렸었죠. 에디터 쑤가 배우 전효성님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전효성의 공존일기>에 출연했어요. 쑤는 전효성님과 함께 길고양이, 동물권, 기후위기, 혐오문제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본방송은 지난 6일 EBS 라디오(지상파 104.5MHz, 수도권 기준)에서 진행되었고, 이제팟빵 앱↗︎과 오디오 e지식↗︎에서 다시듣기 하실 수 있어요. 전효성 DJ와 에디터 쑤가 차분하면서도 단호하게 중요한 이야기들을 꾹꾹 눌러 담았답니다. 크루원 크루원님도 출퇴근길하는 등 귀에 이어폰을 꽂으실 때 꼭 한 번 들어주세요!
오늘 레터는 캣챠 크루원이 길고양이와 맺은 인연을 소개하는 CAT STORY를 전해드리는 차례예요. 크루원 리베님께서 5년 넘게 돌보고 계신 길고양이 야옹이와의 사연을 전해주셨답니다. 한 길고양이와 5년 넘게 인연을 이어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요, 리베님께서 야옹이 사진과 함께 캣챠에 전해주신 따뜻한 사연을 끝까지 읽어주세요! 🙂
From. 리베 님
안녕하세요, 캣챠 크루 여러분. 저는 캣챠 크루원이자 레인저인 리베입니다. 오늘은 제가 인연을 맺은 길고양이 ‘야옹이'와의 사연을 소개해보고자 해요.
사실 저는 야옹이를 만나기 전에는 제가 이렇게 길고양이를 좋아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저는 우울증을 달래기 위해 걷기 운동을 해야 되는데, 정말 걷기가 싫었어요. 아빠가 억지로 끌고 다녔기에 망정이지, 혼자서는 정말 걷기가 싫었죠.
그러다가 하루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한 레인저님을 보게 되었어요. 그렇게 길고양이를 알게 되었고, 길 위의 작고 귀여운 생명체인 길고양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길고양이를 좋아하게 되자 길고양이를 만날 생각에 걷기 운동에 재미가 붙었어요! 걷다가 깜짝 선물처럼 길고양이를 마주치게 되면 절로 웃음이 났죠. 이런 걸 ‘동물교감치료’ 라고 하더라고요. 어느새 저는 자연스럽게 고양이밥을 들고 다니는 레인저가 되었습니다.
길고양이 중에서도 오늘 소개드릴 야옹이는 저에게 각별한 아이예요. 참 예쁜 짓을 하는 아이거든요.
야옹이는 밥을 주는 제게 머리와 몸을 비비면서 애정표현을 하고, 제 두 다리 사이에 들어와서 밥을 먹어요. 밥을 먹고는 제 앞에서 발라당하는데, 그 모습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밥을 주고 한발짝 뒤에서 제가 딴 짓을 하고 있으면, 밥을 안 먹고 저를 바라보고 있어요. 제가 야옹이 밥 먹는 걸 지켜보고 있어야 밥을 먹더라고요😂
습식 파우치를 까주다가 국물이 제 손가락에 묻으니까 야옹이가 제 손가락을 핥았을 때 감촉도 잊을 수가 없어요. 사포 같은 고양이 혀의 까슬까슬한 돌기 감촉이 왜 그렇게 좋고 행복했을까요?😍
야옹이는 밥을 주는 사람에게는 만지는 걸 허락하지만, 낯선 사람은 경계하고 피하는 아이예요. 저한테 밥 달라고 야옹거리며 응석부리는 모습을 본 동네 어르신이 "아고, 야가 밥 주는 사람을 알아 보네, 나 보고는 도망가든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자 제가 야옹이와 특별한 사이가 된 듯 해서 참 행복했어요.
야옹이는 제가 밥자리 뒷처리를 하고 나서 “야옹아, 안녕!"하고 인사하고 돌아서면, 멀어져가는 제 뒷모습을 쭉 바라보고 있답니다. 그런 기억도 제 마음에 콕 박혀버려서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야옹이는 5년 전에는 저를 보면 기운이 팔팔해서 똥꼬발랄하게 뛰어왔었답니다. 엄청 반가워하면서요.
그런데 이제는 할머니처럼 어슬렁 어슬렁 걸어오고 옆에 가서 불러도 반응이 둔해졌어요. 아무래도 현재 야옹이 추정 나이가 10살이 넘어서 그런지 노환 때문인가봐요. 부쩍 잠도 많아지고 기운이 없는 것 같아요.
만약 야옹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된다면, 제가 반려동물 장례업체에 사체를 운구해가서 화장하고 장례식을 치러주고 싶어요. 길 위의 아이지만, 저에게는 이제 둘도 없는 친구이니 그렇게 해주고 싶답니다.
이별은 생각만 해도 벌써 눈물이 날 만큼 슬프지만, 이렇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둬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