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와 동물권 관련 최신 NEWS입니다. 2023.5.17 | Vol.56
매주 수요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고양이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
|
크루원 크루원님, 안녕하세요!
캣챠는 길고양이와 동물권을 다루는 뉴스레터로, 종종 고양이가 아닌 다른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드리고 있어요. 오늘은 영화 <인어공주>를 통해 본 바다 동물 이야기입니다. 아직 영화 개봉 전이지만, 영화 속 동물 캐릭터의 외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동물 캐릭터는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까지만 동물 같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 같이 생각해봐요!
|
|
|
🐈 오늘의 캣챠
1. CAT STORY: 플라운더가 말했다. "나다운 게 뭔데"🐠
2. CAT NEWS: 한 주간 길고양이 관련 뉴스 |
|
|
🎧오디오로 듣기
기획 발표부터 개봉까지, 이토록 많은 이들을 '불편하게' 했던 영화가 또 있을까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실사화 영화 <인어공주> 얘깁니다. 원작에서 붉은 머리카락에 흰 피부로 그려진 에리얼 역에 흑인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이유로, 일부 원작 팬들의 어마어마한 질타를 받으며 출발했죠.
*캣챠에서는 인간 배우 캐스팅 논란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하지 않을게요! <인어공주> 이야기는, 원작을 기억하는 어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만 짚고 넘어가고 싶네요.😊
다음 주(국내 5월 24일) 개봉을 앞두고, 캐릭터별 포스터가 공개되며 논란의 불씨는 다시 타올랐습니다. 인어공주의 친구인 두 동물 캐릭터, ‘플라운더’와 세바스찬’ 때문이었어요. 요지는 이 동물들이 너무 ‘진짜’ 같다는 것. “인종 고증은 다 무시해놓고, 바닷속 동물만 쓸 데 없이 완벽하게 고증했다”며 화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캐릭터가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는데, 도대체 왜 화가 나는 걸까요?
|
|
|
원작 만화와 달라진 점을 살펴볼게요. 애니메이션에서 플라운더는 밝은 노란색 몸통에 파랑 줄무늬가 있는 오동통하고 귀여운 ‘로열 엔젤피쉬’였습니다. 실사 영화에서는 종부터 바뀌었어요. 납작한 은색 몸통에 등에는 옅은 노란 빛이 감돌고 검은 줄무늬가 있는 ‘해포리고기*’가 되었죠. 세바스찬은 가재와 비슷하게 생긴 ‘트리니다드 게’에서 네모난 몸통을 가진 ‘달랑게’가 되었습니다. 원작에선 눈코입이 사람 얼굴에 가깝게 묘사되었지만, 실사 영화에선 두 눈만 위로 톡 튀어나온 전형적인 게의 모습이에요. 종만 바뀐 게 아니라 만화적인 묘사와 과장, 상상이 사라지고 진짜 그들의 모습이 되었죠. 수 만 장의 그림으로 움직이던 에리얼이 진짜 사람이 된 것 처럼요.
*물고기의 ‘고기’에서 온 단어이지만, 고유명사가 되었으므로 부득이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그러나 원작 팬들의 생각은 달랐어요. 실망했다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애니메이션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익숙한 모습이 아니라는 거죠. 바꿔 말하면, '귀엽지가 않다'는 거예요. 국내 기사에서 인용된 네티즌들의 반응을 잠시 살펴볼까요? "멀쩡히 귀여운 캐릭터를 두고 왜..." "이건 물고기가 아닌 '생선'이다" "징그럽다" "비린내 날 것 같다" "해물탕 비주얼이다." ...그만 알아볼게요.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이거였어요. "내가 알던 '동물 친구들'이 아니다." 그 시절 만화 속 동물 캐릭터를 친구로 여겼던 한 어른의 바스러진 동심이 안타까워서는 아니에요. 왜, 해양 동물은 진짜같지 않아야만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
|
|
비포 & 애프터 한 장 요약
애니메이션 실사화 과정에서 동물 캐릭터 묘사에 대한 논쟁은 과거에도 있었어요. 2019년 <라이온킹> 티저가 처음 공개됐을 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사실적인 묘사가 감정 몰입을 방해한다’며 아쉬워했죠. 하지만 움직이는 사자와 다른 야생 동물들이 '고기'로 보인다는 시각은 없었습니다. 실사로 재현된 자연의 웅장함과, 귀여운 아기 사자 심바의 모습은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죠. 집집마다 자기 고양이로 심바의 등장신을 패러디하는 밈까지 생겼고요.
이 차이는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정답은 모르겠지만,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림이 있어요. 미키마우스와 도날드덕, 구피 등 디즈니의 대표 ‘동물’ 캐릭터들이 배를 타고 낚시를 하는 모습입니다. 동물의 얼굴을 하고 손발을 사람처럼 사용하는 이 캐릭터들은 강에서 바다에서 신나게 ‘물고기’들을 건져 올렸습니다. 동물이 동물을 사냥한 셈이죠. 일례일 뿐이지만 이같은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먹이사슬 최하단의, 물 속의 작은 동물들은 너무도 쉽게 타자화되어 왔어요. 동물도 ‘동물 취급’하는 동물, 가장 자율성이 적은 동물로요.
해외 반응 중엔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플라운더가 너무도 사실적으로 만들어진 바람에, ‘지각이 있는(sentient)’ 존재로 보이지 않는다고요. 에리얼이 그의 지느러미를 붙잡고 흔드는 모습 등이 친구끼리 하는 장난으로 보이지 않고, 동물 학대처럼 보인다는 거죠. 이 의견은 트위터에서 10만 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
|
|
아이러니하죠. 해양 생물을 철저히 착취하는 인간. 그 기울어진 구도가 너무 익숙해서, 동물의 모습을 한 생명과 반인반어가 격의없는 친구로 지낸다는 판타지 조차 받아들이기가 버겁다는 것이요. 마음이 불편한 이유를 파고 들어가면 기울어진 구조와 편견이 먼저잖아요. 실제 해포리고기들은 플라운더와 똑같이 생겼고 안광도 없지만 나름의 지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생명인 걸요. 실제 모습에 뭔가를 더해야만 지각이 있는 존재로 봐줄 수 있다는 시각은, 너무도 인간중심적입니다. 전혀 귀엽지 않아도(하지만 누군가에겐 귀여울 겁니다!), 굳이 의인화하지 않아도, 플라운더는 에리얼의 친구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언어의 영향도 있을 거예요. 우리말에서 ‘물고기'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가만히 단어를 분리하여 생각해보면 오싹해집니다. 살아 움직이는 생명인데, 우린 그들을 ‘물에 떠다니는 고기’라고 부르는 거예요. 마치 그 생명이, 결국 누군가의 식탁에서 고기가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요.
해외에서도 CG 디자인에 대한 불만이 많았지만 “기괴(creepy)하다” “너무 말랐다” “플라운더가 비만억제제를 복용한 게 아니냐” “볼살이라도 돌려달라”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시각적인 낯섦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었죠. 한 단계 더 나아가 ‘먹을 것’으로 상정해버리는 시각은 유독 한국내에서 많았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횟집에서 익숙하게 봐 온 모습이라고 해도, 그들의 고향은 바다일텐데 말이죠. 사고가 언어 안에 갇혀버리는 거예요. |
|
|
본연의 모습을 한 채 생각하고 말하는 동물 캐릭터를 보고 '왜 먹을 것이 말을 하지?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면, 그 생각을 바꿔야하는게 아닐까요? 그 인간중심적 사고에 화들짝 놀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는 능력이, 우리를 정말 ‘인간답게’ 만드는 게 아닐지요.
“Wish I could be part of that world.”
'그들이 사는 세상의 일부이고 싶다'는 에리얼의 간절한 노래는, 잡히고 먹히는 존재로만 인식되는 해양 생물 모두의 목소리일지도 모르겠어요. |
|
|
[생각하며 읽는 동시] 길고양이
경기일보 | 윤수천 아동문학가
"할머니 시골집에 / 길고양이 가족 살아요" "작은 바람 소리에도 / 꾸르륵 꾸르륵! / 있는 힘 다해서 / 가족을 지켜요"
(길고양이, 김경은)
사는 날까지 맘 편하게 살라는 당부와 함께. 한 세상을 함께 사는 것! 그건 인간뿐 아니라 동물과도 그리고 저 푸른 자연과도 같은 얘기가 되는 거 아니겠는가. ...더보기
|
아직도 갈 길 먼 동물보호법
YTN | 이승우 변호사의 사건파일 (최지영 변호사)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냐의 여부를 떠나서 동물 학대 행위는 생명을 가진 존재, 특히나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고 지킬 수 없는 존재를 학대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중하게 다뤄져야할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동물 학대 범죄가 기사화되고 이슈화 될 때마다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맞게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더보기 |
|
|
뉴스레터 <캣챠>, 어떠셨나요?
캣챠는 크루원 여러분과 함께 만드는 뉴스레터입니다.
팀 캣챠에 레터에 관한 피드백을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반영하여 더 좋은 레터를 만들게요!
|
|
|
캣챠 hello@catcha.kr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30다길37 슈펜하임성산 203호 050-6744-1004수신거부 Unsubscribe |
|
|
|
|